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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수업일지 - 변덕과 변화 사이

작성자
likook
작성일
2020-11-06 13:17
조회
981


불과 1주일 사이인데 날씨가 추워졌다.

지난 주 만 하더라도

나들이하기 참 좋은 단풍 절정의 날씨였는데

불과 1주일 사이에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잔뜩 움추린 모습으로 연습장에 모이게 되었다.



날씨에게

에잇 ‘변덕’쟁이 ...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순간 엄숙한 ‘변화’를 벗 삼아 영겁의 시간 속에서 의연하게 존재해 온 모습임을 새삼 깨닫는다.



날씨나 나무는 변덕쟁이가 아니라

변화하는 자연의 무언의 질서 속에서

순응하고 적응하며 ‘변화’해 온 것이고

그럴 때 자라고 번성하고 든든해 지었던 것 아닌가...

변덕은 밴댕이 속 나 같은 사람이 부린 것이고, 자연은 늘 질서 있는 변화로 늘 의연하게 있었다.

‘오호라 건강한 변화는 좋은 것이구나.’ 생각하며 연습에 도착 했는데

텔레파시가 통했을까.



수업 내내 지휘자님께서 강조하신 말씀이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해야 발전 합니다.’ 라는 것이었다.

‘나이 들수록 도전이 필요 하고, 적절한 긴장이 필요 합니다.

뇌가 깨어나는 좋은 방법이 독서와 합창입니다.

우리가 뇌 정서에 좋은 합창활동에다가, 무려 10곡 ~ 15곡을 암기하며, 무대에 선다는 것은 늘 새로운 긴장이고 엄청난 도전입니다. 자꾸 새로운 곡에 노출 되야 합니다. 뇌가 깨어나는 일입니다.

이렇게 자꾸 건강하게 변화해야 합니다’,, 라는 말씀, 귀담아 들었다.



총무님의

‘11월 17일(화)엔 연습은 없고 다음날인 18일(수) 2시 30분에 수업합니다.

그날에 1시부터 신입단원 오디션이 있습니다.

연습 후 뒷정리 잘 해 주세요.

목이 아프고 감기 기운 있으면 연습을 쉬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라는 광고는 늘 정겹다.



오늘 반주는 반주자님 사정상 우리 연습에 종종 오셨던 심다혜 선생님이 대신 수고해 주셨고,



간식은 이주연님이 사무실 이전 감사로 섬김을 해 주셨다. 똑순이 인줄 만 알았는데 청단을 향한 애정과 수고는 늘 상상 이상이시다.



제주도에서 매 주 오시는 강유라님, 한주에 보통 경비가 12만원이상 / 한달 경비 50만원 이상씩을 지출하며 오시는데 이를 보시는 지휘자님은 연습지도 마인드를 늘 Fresh 하게 각성시켜주신다고 하신다.



이영현님께서는

그간 부인의 허리 수술 간병과 코로나 주의 차원에서의 결석 공백을 깨고

건강하신 모습으로 연습에 참석하셨다.

80세가 넘으심에도 대중교통으로 인천에서 양재동 까지 오시는 정성과 건강은 실로 대단하시다. 비록 새로운 곡과 외국 가사 발음에 낯설어 하셨지만 이내 따라 잡으신다.

우리 합창단은 실로 사계절 청춘이다.



오늘 연습한 곡은

예레미아 애가, 램스, 다니엘, 쾌지나, 신고산타령 그리고 라비타.



지휘자님의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숨이 나가게 노래합니다.

마스크의 윗선에 소리가 걸리는 느낌으로 노래합니다.

릴렉스 하는 음정(속칭, 버리는 음정)은 부드럽게 냅니다.



예레미아 애가는 구약시대 남 유다 멸망 시기 중에 비탄 중에도 눈물로써 희망을 갈구하는 선지자의 애절한 배경을 가진 노래이다. 한국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이지만 비탄 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애가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곡한 것입니다.

램스 노래 역시, 흑인 노예 가정 출신이면서도 하버드 음대 최초의 흑인 학장이 된 나다니엘 테트가 작곡한 노래로서 노예 생활의 고통을 신앙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애절함과 특유의 흑인 영가 리듬과 선율을 가진 노래이니 이를 염두에 두고 부르라.



헤미올라 리듬( 2:3 비율박자. 2박자를 3박자로 쪼개서 내는 리듬. 흥이 나고 경쾌한 특징을 표현하는 리듬에 자주 사용됨)은 작곡자의 의도가 있는 리듬이니 신경을 쓰라.

신고산 타령은 메나리조(함경도,경상도,강원도 민요 두루 쓰이는 독특한 선율, 미,솔,라,도,레. 5음계로 구성 되어있고 미,라,도. 가 주요음이다.)입니다. 애절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가지고 부르라.

신고산은 산 이름이 아니라 함경도 고산 지역에 철도가 새로 개설된 신고산 지역명입니다.‘

등등의 말씀은 음악과 상식, 음악사와 현대사에 깊이와 지평을 넓혀 주는 너무나 소중한 가르침이 되었다.

정말 청단이기에만 누리는 금쪽같은 수업시간이었다.



수업 중간 중간에

쾌지나 곡은 베이스가 돈 버는 시간입니다...라는 멘트로 웃고

쾌지나 발음을 누군가가 자꾸 태지나 라고 발음을 해서 의문의 1패를 당하신 태진아님 (죄송합니다^^) 생각에 또 웃고,

불쑥 지적하는 공포의 솔로시간? 대상자가 될까 조마조마 해서 웃고,

진지한 설명 하시다가 진지하게 몰입 중인 단원들에게 뜬금없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라고 물어서 역설의 분위기에 또 웃고,,,,

이렇게 행복한 연습 시간이 지나갔다.



오늘 우리는

쉽지 않은 곡들이었지만

절절한 자극과 긴장 중에 도전을 하며

우리는 또 하나의 건강한 ‘변화’ 장면을 연출해 냈다.



이 계절에는 밴댕이 ‘변덕’ 마음은 좀 접어두고

더욱 건강한 ‘변화’의 거리로 나가야 되겠다.

오늘도 쌀쌀하지만 청바지에 썬그라스 라도 끼고 외출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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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9

  • 2020-11-07 11:52
    수업을 한번 더 받은것 같습니다~~^^ 리얼펙트 감성 글솜씨 짱입니다

  • 2020-11-07 12:49
    임서기장님의 달필에 감동 입니다.
    매번 세세하게 수업 장면과 .단원들의 표정까지 세세히 기억 하셨다가 좋은 글로 마치 자서전 쓰듯 생생하게 올려주시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보석
    같은 서기장님의 선택은 신의 한수 입니다.

  • 2020-11-06 13:22
    멋진 에세이 한편을 읽은듯 합니다~ 잘읽고 갑니다~ ^^

  • 2020-11-06 14:51
    일목요연하게 수업일지를 잘 써주는 임 서기님~고마워요 기억력도 좋으시고 이걸 읽어내려가면서 지휘자님 하셨던 말씀 생각나고....댓글을 달고싶어지네요 잘 읽었어요~

  • 2020-11-06 15:57
    점점 글솜씨가 좋아지십니다.
    우리 서기님 최고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2020-11-06 18:11
    멋진 에쎄이 일지네요~ 연습때 모습이 새록새록합니다. 임 서기님 감사해요

  • 2020-11-07 08:28
    임일국서기님 매번 느끼는거지만 글쓰시는 감성이 너무좋습니다 구석구석 잘살피시며 배려해주시는 마음이 감사할뿐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임서기님 쵝오!!

  • 2020-11-07 15:24
    일국님의 정확하고 정성스러운 연습일지를 보며, 한번 더 복습을 합니다.
    청단을 위한 노력과 헌신에 감탄합니다.

  • 2020-11-08 18:46
    우리 임서기님, 역시 최고십니다.
    한번 쭉~ 읽교 한 번 더 읽게 됩니다^^
    두번째 읽을때가 더 감동이 있고 고마운 마음이 더 드는것은 이 글은 단순한 수업일지가 아닌 그 이상의 무게와 울림이 이기 때문일겁니다.
    늘 건강 챙기시고,~,
    읽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