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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일지 2024-01-28T18:24:33+00:00

2020년 10월 20일 수업일지 - 다시 정식으로 모두 다같이 연습시작

작성자
likook
작성일
2020-10-23 11:42
조회
996


청단 나이 쯤 들어 이전에 ‘설레임’이란 감정을 느낀 적이 언제쯤 이었을까?

억지 기억을 소환 하자면...

일반적으로 유년시절 소풍 가기 전날 밤, 청년시절 데이트를 앞둔 날, 장년이 되어 내 집 마련 후 입주 전날 밤... 등등 일 터이고,

이제 더 나이가 들어 감정이 무뎌지어 더 이상 설레일 일이 없고 설렌다는 감성은 아득해 진줄 알았는데,

청단 연습을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청단 평균 나이 60 중후반을 넘긴 우리들의 설레임이 다시금 시작 되었다. 신기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지난 2월 제주국제합창제 이후부터 전체 공식 연습은 중단 되었고 부분 연습만을 그간 몇 회만 하였으니

전체가 다 모여 정식 연습을 하게 된 것은 실로 8개월 만이다.



과천연습장은 아직 30명 미만의 인원 모임만 허용하는 관계로

부득불 양재동에 소재한 에그플라이 연습장(수원시립합창단 지휘자님 운영)에서의 연습이지만 설레임 반가움 두근거림 기대감 ... 이 모든 마음을 담고 연습장에 우리는 모였다.



낮선 장소라서 입구까지 친절하게 마중 나오신 부총무님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간 Egg fly,



적당한 규모에 안온한 실내조명이 잘 어울리는 이쁜 공간, 그 안에 반가운 청단 식구들이 같은 감정 한 마음으로 그득 있었다.

비록 방역수칙을 엄수 하며 마스크를 쓴 상태로의 절제된 대화 이었으나 정겨운 마음 표현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윽고 시작된 연습.

오늘 연습곡은 ‘예레미아 애가’ ‘Lambs’ ‘ 다니엘’ 그리고 ‘신고산 타령’ 이었다.

대부분이 아카펠라 곡이라 음정 지키기도 쉽지 않고 더구나 까다로운 박자의 외국어 가사라서 암기하기가 쉽지 않다.

놀라운 것은 최소 10주 길게는 8개월의 전체연습의 공백임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이 음정은 물론 가사까지 거의 암보를 다 하고 와서 준 공연에 가까운 연주를 하게 된 것이다.

공백 기간의 연습부족에 대한 지휘자님의 우려는 순간 사라지게 되었고

부르는 단원들은 연신 합창의 희열에 가득 차게 되었다.

함께 연습을 하니 곡 습득도, 가사 암기도 훨씬 숙지도가 높았고, 이루어 내는 앙상블에 연습 내내 행복하였다.



지휘자님의

“‘Neutral Sound’(중립,중성적인 발성된 소리)가 중요 합니다. 중립 기어 일 때 전진 후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듯이 이 상태 소리 일 때 어떤 합창 사운드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리는 힘을 내어 억지로 내지 말고 ‘Playing’ 하듯 내셔요.



마스크를 쓰고 노래를 하니 힘이 들지만 반면 발성에 긍정적 면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소리, 울림의 소리를 더 만들 기회가 됩니다.

소프라노 고음은 자음을 조음 하려 하지 말고 ‘아’ 발음에 가깝게 소리 내라. 이것이 합창 테크닉이다.

우리 연습이 언제 또 폐쇄 될지 모르니 우리에게 남겨 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합시다.”

라는 말씀은 새겨 듣고 또 새겨듣고.....



‘반가워서 얼싸 안고 조잘조잘 했다가 연습 때는 신중하고 몰입 하고,

각자 연습한 개인 소리를 전체 화음으로 변모되는 신비감을 느끼기도 하고,

투박한 소리 재료가 조각가? 지휘자님의 조탁으로 세련된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도 경험하며,

최고의 긴장감과 허기감이 올 때쯤이면 맛있는 간식타임(오늘은 김현실 부단장님 제공^^)으로 릴렉스의 즐거움도 향유하고,

고요한 아카펠라 호수가를 거닐 다가 휘몰아 치는 민요 산길도 걷기도 하고,

서툰 발음의 외국발음으로 우물 거리다가 익숙한 국악가락으로 어깨까지 덩실 거리다가,

화려한 소프라노 고음에 황홀하다가 깊고 깊은 베이스 저음에 경탄하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서 우리의 연습시간은 흘러 갔다.



돌아갈 때의 모두에게는

‘오늘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함께 하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우리는 합창이 고팠어요. 고급 합창을 하니 너무나 행복합니다.’

라는 이심전심의 마음은 덤 이었다.



오늘 설레임의 예감은 대성공~~~~!!!!^^



전체 4

  • 2020-10-23 15:52
    역시 노래는 함께할때 감동이 큰것같아요.
    혼자 찡얼찡얼하다가 오랫만에 느껴보는 맛이었습니다
    모두모두 예뻐요.
    임일국님 땡큐 ~~

  • 2020-10-23 14:47
    오랜만에 만나 화음을 맞추니 넘 반가웠고
    좋았습니다.

    서기님의 감성적인 명품일지 멋집니다. 최고!!!
    멀리 제주에서 참석하신 강유라님 반가웠어요~

    모두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담주에 뵈어요~~~

  • 2020-10-23 15:09
    임서기님~~~~
    애정이 듬뿍 담긴 글과 사진들
    걍사합니다~~~^^

  • 2020-10-23 15:51
    이렇게 정성들여 써준 임서기님 감사합니다~ 오랫만의 합창연습이 약간의 긴장과 힐링으로. 즐거웠고 지후자님의 섬세한 지도가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제주서 참석하신 강유라님도 반가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