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열린 마당 2019-01-24T14:34:12+00:00

청춘합창단 연주회를 듣고

작성자
selast
작성일
2019-10-23 19:15
조회
1973
        청춘합창단                                       김금숙

추석이 몇일 지나고 생각지도 않은 어느  날 저녁. 

난 잠실 롯데콘서트홀로 갔다.

공연이 있으니 보러가자는 선생님의 전화에  무조건 승낙하고  2시간 후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 가을에 힐링 할 수 있는 문화생활 한번 못해봤는데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8년 전 대한민국 시니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TV 프로  '청춘합창단' 의 정기공연이다. 

당시 52세 이상의 청춘들이 상금도 없고 상품도 없이 오직 무대에 서서 노래한다는 그  꿈을  위해

3천명이  오디션을 보고  본선 무대까지  진출한 노익장들이다.

현재는 평균연령 67세.  아직까지 건재하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공연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들은 사단법인을 만들어 유엔본부 초청공연  오스트리아 그라츠 세계 합창축제 개막및 폐막 식 공연.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위문공연과 뉴욕 카네기 홀에서 3.1 운동 100주년 기념 음악회   '코리아 판타지' 

메인파트 공연을 할 정도로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성장하였다.

'아름다운 가을'  '그리운 그곳' 이라는 주제 하에 대형 공연장에서 그분들의 음악을 듣는다.

가족의 소중함. 사랑의 가치. 세상을 주관하는 절대자에 대한 예찬.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을

여러 나라 언어로 노래했다.





그분들의  음색과 공연시간에 맞춰 조금씩 편곡을 하였으나 모든 노래가 귀에 익은 노래였고 익히 아는 멜로디였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를 시작으로 '더 좋은 내일을 꿈꾸며' '즐거운 나의집'  등을 부르고 합창단은 퇴장한 후

 



남북 청소년 합창단(코리아 청소년 합창단) 의 'Beautiful Savior' (아름다운 구세주)  '그것이 행복임을' '남북동요메들리' 등으로

생동감 있고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약간의 휴식시간이 지나고 의상을 갈아입고 다시 등장한 합창단들은 멕시코 민요 'Besame Mucho' 와 'Russian Love Songs Meley' 로

한껏 흥을 돋궜는데  이 러시아 노래에 내가 중학교 때 배운 "카츄사' 도  들어있어 개인적으로 몹시 흐뭇하여 따라서 흥얼거려보았다.

이어 소프라노희정님이 'Ave Maria' 를 멋진 목소리로  들려주었고  이후 주기도문이 들어있는 노래 'BaBa Yetu' 를 경쾌하게 합창했다.



콰르텟 뮤즈 의 현악4중주 앙상블  연주는 가을밤을 수놓은 아름다웠으며 'Humoresque' 와 'Yesterday & Try to Remember'  '아리랑' 등은

관객 모두의 마음에 닿게 익숙한 음악을 선택하여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 이들에게 자칫 지루하기 쉬운 음악을 피했다.





마지막으로 합창단은 모두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는데 남자 단원은 조선시대 도련님 처럼 한복에 파랑색 긴 배자를 겉옷으로 입고

자주색 허리띠로 묶었으며 여성 단원들은 파스텔 톤 여러 색상 치마에 흰 저고리에  자주색 고름을 달아 은은하고 깨끗하였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라는  노래는 처음 들어보았는데  삶이란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다는  뜻으로 우리네 인생을 노래한 듯 

서글프고 처연한 느낌을 주었지만 그 또한 아름다웠다.

이국에 사는 교민들의 마음을 노래한 '향수' 와 우리 고유명절인  추석에 부르며 군무를 추는 '강강술래' 를 끝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본 공연은 끝이 났으나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앵콜을 청했다.







카네기 홀에서 불렀다는 '새야 새야 파랑새야' 와 '인생은70부터야' 라는 합창단에  걸 맞는 유쾌한 노래로  마지막 앵콜곡이  모두 끝난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다.

이 가을밤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고 마음은 풍요로웠으니 내 나이가 아직도 60대 초반이라는 

위안(?) 이었을까??

80넘은  어른들도 저리 정정하고  열정과 꿈을  놓지 않고  노래 하시니  부럽고도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