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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2019-01-24T14:34:12+00:00

[ KBS1TV 광복특집 < 열린음악회 > 출연 후기 ]

작성자
comhanun
작성일
2019-08-27 09:18
조회
18132
[ KBS1TV 광복특집 < 열린음악회 > 출연 후기 ]

방송출연이란 누구에게나 황금같은 홍보 기회이며, 특히 엔터테이닝 분야에 속하는 단체나 개인에게는 그 의미가 자못 크다 할 것이다.

국민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로 살아남아야 하는 속성 때문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엔터테이너로서는 매스컴으로부터 잊혀지는 일은 심각한 타격일 수 있다.

그러기에 매스컴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 더구나 인쇄매체 못지 않게 시청각의 강력한 흡인력이 동원되는 TV 특히 전국네트워크를 커버하는 채널을 통해 조직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야말로 그 파급효과와 영향력은 매우 크다.

매스컴 실무자의 기억 속에 우리 사단법인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이 지워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고 이토록 이미지 관리를 잘해온 우리도 만만치 않은 조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KBS1TV로부터의 이번 출연제의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 난감했던 점은 출연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당연히 방송사측의 사정이 있을 것으로 짐작돼 바로 출연제의에 감사의 뜻을 밝히고, 고령자순 원년 멤버순으로 인선했고, 교회참여등 당일 방송 출연이 어려운 단원을 다시 조정해서 다음과 같이 20명을 확정했다.

< Soprano > 강정순 김숙희 김현실 박윤덕 심양순 육춘원
< Alto > 김연수 김정진 박찬열 배용자 이희숙
< Tenor > 이만덕 이영현 임일국 조석영 최규용
< Bass > 권대욱 이영우 최승렬 한규용

일반 공연과는 다르게 방송출연은 매우 많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에 빼앗긴다.

특히 정규프로그램보다는 많은 출연단체가 출연하는 대형 특집 프로그램은 드라이 리허설과 카메라 리허설과 생방송까지에 이르는 과정이 복잡하기에 거의 하루 왼종일 꼬박 방송사에 머물게 된다.

출연자 20명중 강정순, 김숙희, 육춘원, 박찬열, 이희숙, 이만덕, 한규용, 조석영 여덟명은 우선 8/16(금) 오전11:30 오케스트라 리허설부터 참석했다.

신관2층 스튜디오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가수 인순이씨가 Let Everyone Shine을 열창했고, 우리는 후렴부분을 합창했다. 이만덕총무가 이 부분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출연 단원 20명 모두가 참고하도록 임시 채팅방에 올렸다.

이날 리허설은 우리가 출연해서 부를 노래만 실제로 현장에서 확인하는 절차여서 생각보다 훨씬 간단히 끝났고,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구내 편의점 옆 간이식당에서 다 함께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그로부터 이틀 후 드디어 방송 당일 8/18(일) 12:30 KBS 신관 1층에 집결한 우리 20명은 우선 구내식당에서 점심부터 든든히 챙겨 먹었다. 생방송이 끝나는 저녁 일곱시까지 두차례의 리허설과 방송출연을 버텨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일요일이고 방송사 근무 직원들이 적어 구내식당은 한적했고, 음식은 정갈하고 맛이 있었다.

문득 내가 M방송사에 근무하던 시절, 여의도에 자리잡은 M방송사와 K방송사가 구내식당의 인기도를 놓고 남몰래 자존심 대결을 벌이던 시절이 생각났다.

오랜 호텔 셰프 관록의 우리 회사 구내식당 주방장 솜씨 덕분에 우리측 음식이 단연코 경쟁사를 오래도록 압도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이웃 기업체의 직원들까지 값싸면서 맛있다는 방송사 점심도 맛보고 탈랜트들 구경도 할겸 우리 회사 구내 식당으로 몰렸고, 이 숫자가 늘면서 고객을 빼앗기며 경영이 어려워진 인근 식당업자들이 방송사 구내식당은 방송사 직원에게만 음식을 제공해달라고 진정했던 해프닝....

내가 M방송사를 은퇴한 것도 벌써 스무해가 넘어서고 있다.

유명 합창단의 단원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이 나이에 이렇게 K방송사에 올일도 없었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가 매우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는 선택받은 존재라는 깨달음이 일었고, 오늘 하루도 고맙고 감사해야 할 특별한 일상임을 느꼈다.

그렇게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나서 잠시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한후 1:20 -1:40까지 평상복 차림으로 드라이 리허설에 참석했다.

방송이 진행될 KBS홀은 8년전 전국합창대회에서 우리에게 은상 수상으로 감동적인 데뷔를 마련해준 추억의 현장이었다.

우리가 출연하는 씬은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부분이며, 가수 인순이씨와 Let Everyone Shine을 출연자 모두가 함께 무대에 올라 부르며 막이 닫히는 부분이었다.

마이크는 출연단원 20명 모두가 들되 실제로 음향을 살리는 마이크는 10개뿐이며 남어지 10개는 장식용 멍텅구리(?) 마이크라 했다.

과연 누가 살아있는 마이크를 배정받게 될 것인가? 살짝 신경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이만덕총무가 배정하는대로 모두가 조용히 수용했고, 살리는 마이크를 배정받은 단원들은 음향 엔지니어의 당부대로 자기가 사용할 마이크의 번호를 각자 기억해 둬야했다. 음향 담당 엔지니어들이 리허설때 사용자의 실제 음량에 맞춰 조정해 놓기 때문일 것이었다.

대형 공개홀 무대는 우리를 포함해서 거의 90여명이 들어차 있었다. 프로그램 막이 닫히는 라스트 씬이라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든 출연자들이 인순이씨와 합창하며 끝이 나는 장면이었고,

무대 아래는 오케스트라석,
그리고 무대위 제일 앞줄에 가수 인순이씨와 오정해 김태우등 가수들과 그룹 사운드들 20여명,
둘째 줄과 셋째 줄에 어린이합창단원들 20명,
넷째 줄에 우리 여성단원들 11명,
다섯째 줄에 우리 남성단원 9명,
우리 뒷줄은 2단으로 된 무빙 스테이지에 청년 합창단원 30명,
모두 90여명이 무대위를 가득 채운 채 클로징을 장식하는 장면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가수 인순이씨와의 노래에 코러스를 곁들이는 연습이 끝나고 입장과 퇴장 동선을 익힌 후 드라이 리허설이 끝났다.

리허설이 끝나며 가수 인순이씨는 코러스에 참여해준 모든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목례를 한후 곧바로 우리 합창단의 최고 연장자인 알토 배용자씨에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주위의 단원들도 이 스타 가수와 함께 공연한 기념을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기념촬영으로 분주해졌다.

가수 인순이씨와는 2018.11.30 한수원 주관 경주공연 때에도 '거위의꿈'을 함께 부른 인연이 있어서 이제 우리와는 구면인 셈이었다.

출연자끼리의 추억 남기기 촬영을 한 후 다시 남녀로 구분된 대기실에 돌아온 우리는 카메라 리허설이 있게될 4시까지 각자 여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여성단원은 보라색 드레스와 보레로, 남성단원은 베이쥬색 상의에 자주색 보우타이로 갖춰입고 카메라 리허설을 위해 공개홀 스튜디오에 모인 시각은 오후 4시....

카메라 리허설은 Run Through라 해서 실제 방송처럼 모든 내용이 방송대본에 의해 일관작업 논 스톱으로 진행되며, 정밀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초단위로 이뤄진다.

무대 위의 츨연자들과 오케스트라석의 악단원들이 Art를 펼치는 일에 몰입하는 동안, 방송사 스탭들은 연출 조연출 MC 셋트 비품 소도구 조명 전식 영상 카메라 음향 녹화 마이크로웨이브 송출등 수십명의 전문 인력들이 능숙한 솜씨로 무대 위의 아트를 멋지게 가공해서 가정으로 배달하는 과정을 예습한다.

우리의 카메라 리허설은 4:10 - 4:20, 우리의 공연 대형에 맞춰 알토와 베이스는 상수(上手)에서 그리고 소프라노와 테너는 하수(下手)에서 입장했다.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인순이씨가 Let Everyone Shine을 열창했고, 무대 위의 모든 출연자들이 후렴부분을 합창했다.

노래가 끝나면서 무대 좌우로 열려 있던 막이 가운데로 닫히며, 출연자 전원이 관중을 향해 작별의 손짓을 했다. 방송으로 송출되지만 않았을 뿐, 실제 방송 그대로 진행된 것이었고, 이제 생방송에서 이 리허설처럼 하면 될 일이었다.

카메라 리허설이 끝난후 이번에는 서로 연주복차림이므로 모든 출연자들이 더욱 기념촬영으로 분주해지고 바빠졌다.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고, 드디어 대기실의 모니터를 통해 특집 생방송이 시작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가 출연할 순서를 기다렸다.

TV화면을 통해 객석 가득하게 방청객들이 들어찬 모습이 보였고 가끔 여당 국회의원들의 모습도 클로즈업 됐다.

방송종료 15분전 6:45 무대 뒤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다시 자신의 마이크를 받아들고 알토와 베이스는 상수에서, 그리고 소프라노와 테너는 하수에서 입장을 기다렸고, 드디어 큐싸인과 함께 무대로 등장해서 모두 함께 주어진 몫을 열심히 해냈다.

출연자 모두가 청중을 향해 작별의 인사클 하는 동안 막이 스르르 닫혔고 이윽고, 생방송 프로그램이 완전히 끝났다.

출연자 모두가 서로 수고 많으셨다 인사를 교환하며, 또 다시 기념촬영으로 분주해졌다. 결국 추억으로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너무도 잘 아는 때문일까? 모든이의 스마트폰이 많이 바빠지고 있었다 .

공연 뒤 잠시 공허감이 일듯이, 우리도 우리 합창단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은 무난히 해냈지만, 우리만의 자체 연주를 발표할 기회가 주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계단식 무대가 아닌 평면 무대에서 네번째와 다섯번째 줄에 위치한 탓에 화면상으로 시인성과 존재감이 부족했던 점도 자그마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 기회에는 우리 전체 인원이 당당하게 우리의 곡을 발표하는 기회를 얻고 싶고, 2011년 국내는 물론 해외동포에게까지 선풍적인 감동을 안겨줬던 우리 합창단이 오히려 그 당시보다 더욱 성숙하며 충만한 모습으로 건재하고 있음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알리고 싶다는 열망이 간절했다.

하루 종일 KBS 방송 출연 일정을 함께 하며 단원 모두의 아쉽고 허탈한 마음을 훤히 읽고 있던 권대욱 단장이 사비를 털어 인근 홍콩반점에서 맛난 저녁을 내며 출연단원 모두를 격려해 준 덕분에 설램과 허탈이 교차하는 특별한 하루를 각자 아름답게 갈무리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침착한 리더쉽으로 조직의 목표를 제시하며, 현안을 타결하며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작은 거인 권대욱단장께 감사를 드린다.

사실 창단 이후 지난 8년동안 우리가 출연했던 수많은 방송들도 조용하게 기회를 만든 권단장의 내공 덕분이었음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주말 각 가정의 시청율이 높은 이 열린음악회에서 우리가 고운 한복 유니폼으로 우리만의 노래를 깜짝 선보이고 싶다.

머지 않은 장래에 그런날이 또 올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그때에는 지금의 51명 풀 멤버가 전국 시청자의 이목을 강렬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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